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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경영/벤치마킹

1등 기업 몰락의 교훈 - ‘양손잡이 조직’ 둬서 끝없이 혁신하라

 

 

휴대폰 업계의 강자 노키아, 필름 역사인 코닥, 글로벌 PC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는 업계의 절대강자로 세계를 주름잡았다. 기존에 없는 발명품으로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수많은 후발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며 도전에 소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긴장감과 도전의식이 약해진 이들은 시장에서 환영 받지 못한 기업으로 도태되면서 1등 자리에서 추락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결국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14년 만에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노키아의 투자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했다. 노키아는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기 3년 전 이미 스마트폰을 개발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아직 기술적으로 불안정하고 무엇보다 노키아의 피처폰(일반 휴대폰)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스마트폰 개발을 중지했다. 노키아는 세계무선통신시스템(GSM) 휴대폰을 최초로 개발하고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이후 새로운 혁신보다는 안정적 성장을 추구했고 시장의 요구에 둔감했다.

안주·자만이 최대 적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도 필름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1981년 소니가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했을 때 코닥은 과감히 대응해야 했으나 주력 사업이던 필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 출시를 포기했다. 결국 1990년대 초 많은 기업이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자 코닥은 1994년에야 디지털 카메라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경쟁사의 제품보다 기능이 떨어지는 수준에 머물러 최초로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HP Way’라는 경영방식으로 널리 알려진 HP는 컴퓨터와 프린터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였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대가 열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했지만 기존 컴퓨터와 프린터 시장에 머무르는 바람에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 1년간 주가가 55%나 하락할 만큼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미국 언론에서 HP를 ‘Help Please(살려주세요)’의 약자라고 조롱하고 있다.

이들은 왜 몰락했을까. 뛰어난 성공을 거둔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연구한 짐 콜린스의 책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원저: How the Mighty Fall)』에서 제시된 기업 몰락의 모형으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콜린즈에 따르면 먼저 성공한 기업은 성공 후 자만심에 빠지고 현실에 안주하는 오류를 보인다. 블룸버그도 ‘노키아의 쇠락이 주는 교훈 3가지’라는 분석기사에서 성공에 안주하지 않기, 도전의식을 잃지 말기,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산업 클러스터에 본사를 가까이 위치시키라고 충고하고 있다.

모든 성공 기업이 콜린즈의 모형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기업이 유사한 경로를 거치고 있다. 특히 콜린즈 모형에서 배울 점은 성공이 조직에 자만심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애플이 보여준 지속적 혁신은 주목할 만하다. 애플은 1997년 잡스가 복귀한 이후, 아이맥(1998년)을 시작으로 아이팟(2001), 아이폰(2007), 아이패드(2010), 아이클라우드(2011) 등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았다. 각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여러 해에 걸친 연구개발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애플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해 각광받던 바로 그 시점 혹은 그 전에 이미 ‘다음의 혁신적 제품(Next Big Thing)’을 기획하고 있었다. 노키아나 코닥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점진적 변화로는 도태되기 십상

애플은 새로운 제품 혁신을 시도할 때 별도의 제품 개발조직을 두고 여러 해의 시간을 들여 제품을 개발해왔다. 이는 ‘양손잡이 조직’의 개념을 효과적으로 실천에 옮긴 예다. 양손잡이 조직이란 기존의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과 별도로 혁신적 제품을 기획·제작하는 조직을 두는 조직을 말한다. 이 조직은 장기적 관점에서 성과를 평가해주고, 단기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사원 보상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등 기존 조직의 관리와 다른 방식으로 이끌어야 성과를 낼 가능성이 커진다. 애플의 끊임없는 변화 추구도 현대의 시장 경쟁이 과거와 달리 매우 빠르고 크게 변화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점진적 변화로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핸드폰 강자 노키아도 출시하기 어려워하던 스마트폰을 애플이 개발하겠다는 것은 혁명적 변화를 추구한 것이다. 그러나 혁명적 변화는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로는 첫째 혁명적 변화는 대부분 선제적 대응이 쉽지 않다. 가령 아이폰을 개발하던 애플의 입장에서는 노키아도 하지 않는 제품 혁신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휩싸이기 쉽다.
앞서가는 제품을 내놓아 시장에서 실패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혁명적 변화는 실험적이다. ‘실험적’이라는 것은, 신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커다란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새로운 강자는 애플처럼 ‘무모하게’ 혁명적 변화를 추구할 때 나온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할 경우 시장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나게 되고 기존의 강자가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기업은 혁명적 변화를 주기적으로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앞서 기술한 대로 기업은 대체로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혁명적 변화를 위해서는 양손잡이 조직의 개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크게 성공했다가도 몰락하는 많은 기업과 이런 몰락을 불러일으킨 혁신 기업의 사례에서 뭘 배워야 할까. 성공한 기업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 혁신을 이루려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품고, 혁신적 제품을 꿈꾸고 실현하기 위한 양손잡이 조직 설치 같은 실천이 필수다.

 

* 출처 : 한국표준협회 KSA

(http://ksa.or.kr/framework/customer/trend.do?method=view&pbrd_seq_n=183&brd_seq_n=63718&cPage=1&skin_seq_n=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