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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경영/벤치마킹

창조 DNA, 핵심은 조직문화 - ScienceTimes -

 

창조 DNA, 핵심은 조직문화

 

사단법인 한국인사조직학회는 지난 28일 고려대학교 LG-POSCO 경영관에서 열린 '2012 춘계학술대회에서 'Creative Thinker's Forum'을 개최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 후원으로 개최된 이번 포럼에서는 선진 기업의 창의적 핵심인재 발굴

방법과 조직형성 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구글, IBM, 삼성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바로 '혁신'이다.

구글 코리아 신창섭 전무와 한국 IBM 민승재 상무, 삼성전자 최주호 상무가 이번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이유다.

한국인사조직학회 문형구 회장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세 기업의 인사조직 운영 사례를 통해 미래사회

창의인재 양성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단순한 창의적 인재 발굴이 아닌

젊은이들의 창의성을 증대시켜 한국 사회의 창조 DNA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차별에서 비롯된 혁신

직원 평균 연령 34세의 미국 비즈니스 잡지 <포츈>이 선정한 '2012년 일하기 가장 좋은 기업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기업, 바로 구글이다. 무엇이 구글을 매력적인 직장으로 만들었을까?

정답은 '차별화된 고용방식', '열린 소통 강화', '혁신에 대한 보상'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구글만의 인사조직전략이다.

보통의 기업에서는 신입사원 채용의 전 과정을 인사부서가 전담하는 반면, 구글은 필요한 사업부서에서

전담하게 된다. 인사부서는 일정을 조율하고 사업부서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뿐이다.

면접에 있어서 중요시 되는 것 역시 보통의 기업과는 다르다.

학점, 토익점수 등의 스펙이 아닌 GCA(General Cognitive Abilities)와 Googliness(적응력)가 중요하다.

 

구글코리아 신창섭 전무는 "'맨홀뚜껑은 왜 원형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며 "정답은 없지만 질문을

했을 때 그 질문에 대해서 어떤 논리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하면 면접 역시 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용할 신입사원이 결정됐다고 해서 채용과정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채용한 신입사원의 조직몰입도, 업무효율성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고용위원회가 6개월마다 한 번씩 열린다. 보고된 고용결과를 토대로 분석이 이뤄지고 채용과정에 대해 다시 고민한다.

또한 직원과 경영진 간 소통을 위한 TGIF, 전사 차원의 지속적 대화를 이끌어가는 Dory 등의 구글 소통 채널에 대해 이야기하며 신 전무는 "대표이사 방도 전무 방도 없다. 오픈된 공간에 함께 있다"며 "방이 존재하면 직원들이 접근하기 힘들어지는 반면, 오픈된 공간에 있으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해 열린 소통 강화를 위한 일상생활에서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구글은 보상제도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기존에는 입사 당시 일정량의 주식이 일괄 지급됐지만 지금은 직원 본인의 성과에 따라서 매년 상이한 양의 주식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20% 프로젝트(업무시간의 20%를 업무와 무관한 일에 사용하도록 배려)'도 실시한다.

모든 직원이 혁신자가 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다.

신 전무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문화다. 작은 업무부터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처리 하다보면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파트너쉽, 협업을 통한 가치창출

 

세계 최대의 IT 기업이면서 창립 101년의 장수기업, IBM만큼 협력업체가 많은 기업도 찾기 드물다.

보통의 기업에 사훈이 있다면 IBM에는 'IBMers Value'가 있다.

'모든 고객의 성공을 위한 헌신', '회사와 세상을 위한 이노베이션', '모든 관계에 있어서의 신뢰와 개인적

책임' 세 문장은 IBM의 CEO가 아닌 직원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들은 관계형성을 매우 중요시 한다.

IBM 민승재 상무는 "사무엘 팔미사노 전 회장은 'IBM에서 만든 가장 큰 발명품은 IBMers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IBMers Value'를 직원들이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그 가치에 걸맞게 행동하려 노력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초로 장애인을 고용했고, 흑인 및 여성 등 소수자를 채용해 차별없는 고용 평등을 보여주고 있으며, IBM 기업 봉사단(CSC)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IBM 연구소는 19년간 미 특허등록 건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들은 매년 출원한 특허 중 500개를 사회와 무상 공유한다. 이 역시 관계형성을 중요시하는 IBM의 가치와 연관된 행동으로 협업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IBM은 외부 업체들과의 협업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 간의 협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W3(Workplace)와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노베이션 잼은 2001년에 처음 도입한 것으로 IBM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왔다. IBM 직원, 협력업체, 직원의 가족, 대학생 등 IBM 직원의 초대를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토론에 참여 할 수 있으면 한 번 시작되면 72시간 동안 진행된다. 실제로 4개 영역에서 35개의 혁신적 솔루션이 탄생되기도 했다.

W3는 직원들 간의 협업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특화된 인트라넷이다.세계 10대 인트라넷 중 하나이기도

하다. W3의 초기화면을 보면 글로벌 시장의 흐름, 한국이 속한 지사 시장의 흐름, 한국 시장의 흐름을

한 번에 알 수 있다. 커뮤니티에는 직원들외에 협력업체의 직원들도 참여가 가능해 7만 8천여 개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으며 41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 상무는 "고객과 협업해 최상의 가치를 만들어 고부가가치를 산출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협력업체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며 "이러한 환경이 혁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5대 파라독스의 비밀

'모든 세계는 하나의 주장인 정이 나오고 다른 주장인 반이 나온 다음 더 높은 종합적인 주장인 합이 나와

통합되고 발전 되는 것'이라는 헤겔의 말처럼 삼성은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인사조직운영에 있어

5대 파라독스를 준수하고 있다.

▲ 삼성은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인사조직 운영에 있어 5대 파라독스를 준수하고 있다.


삼성은 ▲자율성 존중 - 엄격함 유지 ▲역동적 조직문화 - 조직 안정감 ▲S/W경쟁력 - H/W경쟁력 ▲국내인력의 글로벌화 - 해외인력의 본사이해 ▲다양성 관리 - 일체감 지속 5대 파라독스와 함께 창조적 성과주의 인사를 도입했다.

▲자율성 존중 - 엄격함 유지 :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기기의 보급으로 Mobile Office를 구축하고 서울 강남과 분당에 원격근무센터를 도입해 시공간 제약 없이 근무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반면 윤리경영, 준법경영모델 도입과 CEO를 포함한 전 임직원의 준법경영 선언으로 법적 틀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역동적 조직문화 - 조직 안정감 : 채용사정관제와 슈퍼루키멤버쉽 등의 새로운 채용형태를 개발해 우수인력을 발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역동적 조직문화의 대표적인 예로는 창의개발연구소를 들 수 있다. 또한 생애설계교육, 경력컨설팅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함에 있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만의 특화된 외국어 장으로 10주 동안 학습이 이뤄지는 외국어생활관제도 및 지역전문가

(주재원) 양성, 본사와 해외지사의 인재 교류로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육아휴직과 장애인 대상의 디딤돌

인턴쉽, 외국인 직원을 위한 글로벌 헬프데스크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삼성은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최주호 상무는 "노동조합 대신 노사협의회가 있다. 노사협의회 임원들은 노동조합이 이뤄낸 성과들을 우리가 먼저 제시하겠다고 말한다"며 "직원들이 노사협의회를 믿고 근무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상무는 "삼성의 역사는 위기극복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느 기업 못지 않게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삼성인들만의 창조 DNA가 구축돼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서울대 이경묵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성수(서울대) 교수와 김영배(KAIST) 교수,

허문구(경북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많은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수진 기자

저작권자 2012.04.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