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여인
모든 일, 모든 자신의 상황을 행운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인생에서는 애당초 불행이라는 것이 없으며 늘 재수가 좋고 늘 행복하다고 믿었던 그녀.
심지어 그녀의 별명은 '행운의 여인'이기까지 했다.
그런 그녀가 길을 가던 중 난폭하게 운전하는 차를 피하다가
넘어져 그만 왼쪽 팔목이 부러지고 말았다.
억세게 재수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그 일을 말하자 친구는 이렇게 물었다.
"그래, 부러진 게 오른쪽 팔이니? 아니면 왼쪽 팔이니?"
"왼쪽이야."
그러자 그 친구는 기쁜 음성으로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오른쪽 팔목은 늘 써야 하는데 왼쪽을 다쳤으니 얼마나 다행이니?."
"그래,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녀는 그 말에 동의하며 기뻐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그녀의 남편은 부상을 당했는데도 웃고 있는 그녀가 기가 막힌다는 듯
다른 친구에게 한 번 전화해보라고 했다.
전화를 받은 그 친구는 물었다.
"안됐구나. 그런데 앞으로 넘어졌니? 뒤로 넘어졌니?"
"앞으로 넘어졌어."
"정말 다행이다. 만약에 뒤로 넘어졌다면 손으로 짚을 수가 없었을 거 아니야? 그랬다면 넌 틀림없이 머리를 다쳤겠지. 뒤로 넘어지는 게 얼마나 위험한데. 머리보다는 손을 다치는 게 훨씬 낫지."
그녀는 감동해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네 말을 듣고 보니 난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
얼마 후 다른 친구 하나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는 사고가 난 전후 사정을 이야기했고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넌 정말 운이 좋구나. 우선 허리를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고, 공휴일이 아니어서 또 얼마나 다행이니? 허리를 다치지 않았으니 네가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고, 공휴일에 다치지 않았으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잖아. 병원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었으면 얼마나 고생을 했을 것이며, 정형외과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고가 났더라면 또 어쩔 뻔했니? 그건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 아냐. 넌 정말 운이 좋았던 거야."
"맞아. 내가 생각해도 그래."
그녀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남편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녀가 행운의 여인이라고 불리는지, 왜 불운이 그녀를 피해가는지를…….
<박성철 -「가장 소중한 사람, 나에게 선물하는 책」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