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뜨인돌) – 사이토 다카시
일자 : 2010-12-26
정리 : 김기환
[프롤로그]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세계사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간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만들어낸 다섯가지 힘, 즉,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종교 입니다. 무엇이 과연 세상을 움직여 왔는지, 큰 흐름으로 살펴보면 인류 역사를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목차]목차
DESIRE
1장. 욕망의 세계사 - 물질과 동경이 역사를 움직인다
1. 세계를 양분하는 근대의 원동력 - 커피와 홍차
스타벅스와 글로벌리즘 / 발자크의 걸작을 가능케 한 ‘검은 액체’ /‘잠들지 않는’ 근대의 원동력이 된 커피 / 커피하우스가 발전시킨 근대적인 비즈니스 / 존재하지 않는 욕구를 만들어낸 커피 상인의 술책 / 커피가 만들어낸 극심한 빈부의 격차 / 유럽에서 녹차보다 홍차가 더 사랑받은 것은 ‘설탕’ 때문이었다? / ‘차 VS. 커피’의 세계사 /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의 상징이 된 ‘코카콜라’
2. 세계사를 달리게 하는 양대 바퀴 - 금과 철
인간의 물질에 대한 욕망이 식민지화로 이어졌다 / ‘신의 육체’를 손에 넣은 인간 / ‘금’의 이동은 ‘권력’의 이동 / 근대과학을 낳은 욕망의 연금술 / 아름답지 않은 금속 ‘철’이 움직이는 세계사 / 인류 역사에서의 철의 공(功)과 죄(罪)
3. 욕망이 사람을 움직인다 - 브랜드와 도시
기호를 소비하는 시대 / 브랜드가 현대사회를 지배한다 / 스스로 만들어낸 ‘열망’에 춤추는 현대인 / ‘중심의 이동’으로 보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 / 무리 짓는 본능, 즉 ‘도시화’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MODERNISM
2장. 서양근대화의 힘 - 모더니즘이라는 멈추지 않는 열차
1. 근대화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딜레마의 근대화 / 근대문명의 딜레마를 만들어낸 ‘가속력’ / 근대유럽의 원천이 된 민주정치 / 중세를 상징하는 ‘카노사의 굴욕’ / 근대가 미우니까 기독교까지 밉다
2. 자본주의는 기독교로부터 생겨났다
‘신의 용서’를 파는 교회 / ‘신의 언어 = 권력’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종교개혁 / 가톨릭의 ‘느슨함’을 잃어버린 프로테스탄트 / 베버가 꿰뚫어본 자본주의 탄생의 비밀
3. 경시된 근대의 ‘신체’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懷疑)’에 대한 회의 -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주장하는 두 사람이 섹스를 할 경우 / 원근법이 근대에 발명된 이유 / ‘시선’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 푸코의 『감옥의 탄생』 / 보는 자가 지배하는 세계의 공포 / 정보가 ‘지배하는 눈’을 대신하는 현대사회 / ‘신체’적인 욕구에 굶주려 있는 현대인
IMPERIALISM
3장. 제국의 야망사 - 군주들은 왜 영토 확장에 혈안이 되는가
1. 야망이 만들어낸 ‘제국’이라는 괴물
세계사는 ‘정체성’을 둘러싼 분쟁의 기록 / 제국의 야망의 근원은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 페르시아 ? 중국 / 끝을 몰라 자멸하는 제국 -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라는 우상
2. 성공하는 제국 실패하는 제국
그리스 시대부터 계속되어온 ‘연설’의 전통 / 제국의 본질 - 이집트 왕국과 로마제국의 차이 / 종교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던 율리우스 카이사르 / 다른 민족들과 사회적인 구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붕괴한 로마제국 / 가장 이질적인 제국, 이슬람 세계 / 힘만으로는 제국을 유지할 수 없다 - 진의 시황제
3. 세습은 제국 붕괴의 첫걸음
전국제패와 『삼국지』에 자극 받는 남심(男心)의 비밀 / 사후에도 살아남았던 황제들 / 현대세계를 주무르는 ‘보이지 않는 제국’ / 야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세습금지안’이 필요하다?
MONSTERS
4장. 세계사에 나타난 몬스터들 -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이 일으킨 격진
1. 현대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간파한 자본주의의 본질 / 자본주의라는 ‘녹슨 기관차’는 왜 멈추지 않을까? / 사회주의 몸체에 자본주의 바퀴를 달고 달리는 중국 / 자본주의의 적은 자신 안에 있다 / 신흥 자본주의 중국과 인도의 역습
2. 20세기 최대의 실험, 사회주의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에게 ‘리트머스 시험지’였던 시대 / 스스로 붕괴한 제국 ‘소비에트 연방’ / 마르크스의 『자본』이라는 미궁에서 탄생한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종교 / ‘평등’과 ‘독재’는 종이 한 장 차이 - 소련 ? 중국 ? 캄보디아의 비극 / 러시아혁명 직후, 소련 사회주의의 실패를 예견한 인물 / 국가의 노예로 전락한 ‘위대한’ 노동자들 / 평등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관료제’라는 장애물
3. 위기가 만들어낸 파시즘이라는 괴물
나치스의 파시즘을 받아들인 ‘보통’ 사람들 / 파시즘을 지탱하는 ‘무엇이든지 반대’ 정신 / 제1, 2차 세계대전의 본질 - ‘더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의 싸움 / 역사상 전무후무한 선전선동가였던 히틀러 / ‘전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은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 파시즘 / 현대세계는 과연 파시즘을 무너뜨렸는가
RELIGIONS
5장. 세계사의 중심에는 언제나 종교가 있었다 - 신들은 과연 세상을 구원했는가
1. 세계사를 움직이는 일신교 3형제 - 유대교 ? 기독교 ? 이슬람교
근대에 되살아나는 ‘신’들 / 남미 정복의 첨병 역할을 했던 기독교 /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는 일신교 3형제의 집안다툼이었다? / 다시 종교로 돌아서는 현대인 / 한자와 히에로글리프로 보는 고대인의 종교관 / 세계 신화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위대한 힘’ / 종교의 시대보다 ‘신화의 시대’로 돌아가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불안이 종교를 소생시킨다
2. 암흑이 아니었다! - 재인식되는 중세
‘성(性)의 단속 센터’로서의 중세 가톨릭교회 / 성직자가 가장 선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 ‘고해’라는 제도 / 육체를 지배함으로써 인간을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했던 중세 기독교회 / 르네상스의 발단이 된 십자군전쟁 / 중세 유럽을 송두리째 뒤바꾸어놓은 연금술 / 연금술의 최종 도착점은 ‘금’이 아니라 ‘화학’이었다?
3. 이슬람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
‘이슬람 = 테러’라는 공포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이유 / 세계 문화의 최첨단을 이룩했던 이슬람 세계 / ‘캐시어스 클레이’가 ‘무하마드 알리’로 개명한 이유 / 무슬림에게 이슬람교는 공동체 그 자체다 / 의외로 ‘느슨한’ 이슬람의 계율 / 전 세계로 확산되는 이슬람 세계 / 인류 역사상 최악의 형제싸움, 팔레스타인 분쟁
[주요내용요약]
1장. 용망의 세계사 - 물질과 동격이 역사를 움직인다.
1.1 스타벅스와 글로벌리즘(19~20)
스타벅스는 어떻게 그토록 엄청난 기세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단순히 커피 맛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현대인에게 뭔가 특별하다고 느끼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단한 성공을 거머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 잠들지 않는 근대의 원동력이 된 커피(24)
사실 커피처럼 각성 작용이 강한 음료는 프로테스탄트를 중심으로 유럽에 보급되었습니다. 프로테스탄트는 가톨릭보다 훨씬 금욕적입니다. 그들은 알코올을 금지하는 것으로 욕망에 눈뜨지 못하도록 제어하려고 했고, 커피를 마심으로써 의식을 각성상태로 만들어 이성적으로 생활하도록 유도하려고 했습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쉬벨부쉬가 쓴 기호품의 역사에 그 경위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산업혁명기의 깨어 있는 의식에 커피는 가장 잘 맞는 음료였습니다. 따라서 감성의 음료인 중세의 와인을 대신해 이성의 음료인 커피의 시대가 도래하게 됩니다.
1.3 차 vs 커피의 세계사(34)
지나친 논리비약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때 여유로운 기분의 홍차에서 각성작용이 강한 커피로 전환한 것이 그 후 미국이 세계를 제패하게 된 하나의 보이지 않은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차는 진하고 감칠맛 나는 부드러운 분위기의 격조있는 문화와 예술을 만들어냈습니다. 반면 커피는 활력 있는 분위기와 사업적인 발전, 가격적인 진보를 이룸으로써 근대 이후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1.4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의 상진이 된 코카콜라(36~37)
코카콜라가 차나 커피와 크게 다른 점은 판매원이 일원화되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이미지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전시의 미국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세계 각지에 코카콜라 버틀링 공장을 세운 것도 하나의 중요한 세계전략 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형 자본주의의 대대적인 확산에 기여하게 되었습니다.
근대 이후 인류의 각성에는 대단한 가속도가 붙는데, 그 원천이 된 커피와 콜라가 인간이 만들어낸 비자연적인 음료라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2.1 금의 이동은 권력의 이동(46-47)
금이 집중된 영국은 경제 안전을 꾀하기 위해서 가격변동이 심한 은을 통화에서 제외하고 금만을 본원통화로 하는 금본위제를 실시합니다. 그 후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영국을 따라서 금본위제를 도입합니다. 이로써 많은 금을 보유한 영국은 세계금융의 중심이 되었고, 그 풍부한 금의 지원을 받은 영국의 파운드의 신용이 세계경제를 좌우하게 됩니다. 그러나 세계무역의 총액이 영국이 보유한 금의 가치를 웃돌게 되고 그때까지 1등을 달렸던 영국을 미국과 독일이 급속히 추격하기 시작하면서 금본위제는 그 위상이 추락합니다. 결국 1816년부터 시작된 금본위제시대는 1014년에 이르러 종말을 맞이합니다.
그 후 세계공항이 끝나고 달러를 태환지폐(금과 교환할 수 있는 지폐)로 하는 등 일시적으로 경제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금본위제가 도입되기도 했지만 세계적으로 정착되지는 않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영국을 대신해 최대 금 보유국이 된 미국의 통화인 달러의 금환본위제(금본위제를 채용한 다른 나라의 통화를 보유해 자국 통화의 안정을 도모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로 이행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1971년 8월의 닉슨쇼크(미국 닉슨 대통령이 발표한, 금과 달러와의 교환정지 등을 포함한 달러방위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충격)로 붕괴합니다. 그리고 미 달러의 금환본위제가 정지된 후에는 변동환율제도로 이행합니다. 이렇게 해서 금은 화폐와 멀어지게 됩니다.
화폐의 가치는 사람들끼리 약속한, 쉽게 말해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세계경제가 흔들이면 언제 다시 금이 경제 가치의 기준이 될지 모릅니다. 내 생각에는, 구체적인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그 시점에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새로운 권력자가 세상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2.2 금대과학을 낳은 욕망의 연금술(48)
금의 희소성에 의해 그 가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런 금을 인공적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게 된다면 하루아침에 그 가치가 떨어질 것이 뻔한데,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그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인간다운 어리석음으로 자신만의 그 비법을 손에 넣는 것으로 생각했겠죠. 그러나 그런 어리석은 욕망이 뒷받침되었던 연금술이 결국에는 근대과학을 탄생시켰으니 이 또한 재미있는 일입니다.
-> 이렇듯 역사는 돌고 돌며 지금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 먼훗날에는 또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심층심리를 연구한 카를 구스타프 융은 연금술은 지구의 표면을 지배하는 기독교에 대한 지하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황금이 종교(신)와 동등하게 평가될 만큼 인간의 의식 아래까지 도달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황금은 인간의 깊은 잠재의식 속에서 본능을 만족시키고 상징으로서 이용하기를 재촉하는 그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
2.3 인류 역사에서의 철의 공과 죄(55)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종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맹렬한 속도로 연사를 만들어왔는데, 그 강력한 동력이 바로 철입니다.
3.1 스스로 만들어낸 열망에 춤추는 현대인(62, 64 ~ 65)
국가적인 관점에서 볼 때 본래의 브랜드에는 그 나라가 갖고 있는 자산이 브랜드화하는 것으로 그 문화가 유지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브랜드와는 대조적으로 모든 것을 하나로 염색해버리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바로 맥도날드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대표적인 예죠. 맥도날드 브랜드에서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똑 같은 것이 또 같은 가게에서 똑 같은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어디를 가든지 똑같은 규격의 물건이 제공된다는 것은 한편으로 안도감을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도 느끼게 됩니다.
미국적인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경외감을 심어주어 세계를 미국 중심으로 바꿔가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할리우드 영화는 세계경제를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계 만들기 위한 첨병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화 이전에 유럽의 첨병 역할을 했던 것은 바로 교회였습니다.
-> 그렇다면 향후 세계를 이끌어갈 첨병 역할을 하는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3.2 중심의 이동으로 보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68)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고, 경제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지 않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3.3 무리 짓는 본능 즉 도시화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는 사람이 있는 곳에 가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동물이 무리를 짓듯이 하나의 생물로서의 욕구와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대도시가 충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욕망이 세계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장. 서양근대화의 힘 - 모더니즘이라는 멈추지 않는 열차
1.1 근대문명의 딜레마를 만들어낸 가속력(77)
유럽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기둥이 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유럽의 기둥은 고대 그리스 로마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대 이집트를 포함한 그리스 로마, 즉 지중해 문명이 유럽의 출발점이자 원천입니다.
1.2 근대유럽의 원천이 된 민주정치(79)
고대 그리스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직접민주정치를 들 수 있습니다. 직접민주정치는 민주주의의 원형 같은 것으로 주민이 대표자를 통하지 않고 소속된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반영시키는 정치형태입니다.
1.3 근대가 미우니깐 기독교까지 밉다(90)
이슬람 대 서유럽의 근대라는 책의 저자인 가토 히로시는 이슬람이 서유럽에 대해 느끼는 위화감의 핵으로써 이 세속 대 종료라는 구도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기독교는 전 세계로 확대된 세계적인 종교인데, 그 것은 순수하게 종교로서 전파되었다기보다는 근대화라는 유럽의 기질과 하나가 된 형태로 확산되어간 것입니다.
이슬람이 서유럽을 미워하는 근원은 신보다 인간을 중시하는 근대문명에 대한 반발심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압니다. 그 결과 근대가 싫으니깐 유럽도 싫다, 유럽도 싫으니깐 기독교도 싫다, 하는 의식의 흐름이 형성된 것이죠.
2.1 신의 언어=권력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종교개혁(97)
교회는 알고 민중은 모른다, 이것이 바로 중세시대 유럽의 교회와 사람들의 위상의 본질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수평적인 대화도 변증법적인 사고의 다이너미즘도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상대가 말하는 것(태제, 명제)과 대립하는 것(안티태제, 반대명제)을 이야기 하고 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는 가운데 한 차원 더 높은 개념이 생겨난다(진태제, 합명제). 그런 대화를 통해 새로운 논리와 지식이 만들어지는 다이너미즘이 변증법적인 구도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고대 그리스철학이 주목한 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정치는 명제와 반대 명제만 있을 뿐 합명제가 없는 것 같다.
민중은 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그것도 교회를 통해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지식의 독점이 교회의 위선적인 권력 구조의 온상임을 간파하고 민중에 지를 되돌려주려고 한 것이 루터의 종교개혁의 본질입니다.
3.1 원근법이 근대에 발명된 이유(113)
원근법은 인간의 시점으로 본 그대로가 좋다는 긍정적인 관점이기 때문입니다.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은 중세의 그림은 밋밋하고 현실감이 없습니다. 원근법이 사용되면서 비로서 평면이라는 2차원의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의 세계로 묘사되기 시작합니다. 또 원근법이 사용된 그림에는 수학적인 비율이 만들어내는 정연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원근법을 빼고 근대 회화를 논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 것이죠.
원근법이 이 시기에는 유럽에서 발명된 것은 유연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시점으로 본다는 것이 세계를 파악하는 방법으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에 어울리는 것입니다. 또한 원근법으로 상징되는 시선의 우위성은 근대에 있어 일관된 원리이기도 합니다.
3.2 시선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 푸코의 감옥의 탄생(113)
중세에서는 성서라는 지식을 지배하는 것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권력으로 이어졌듯이 근대에서는 시선을 지배하는 것이 권력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시선에 의한 지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공위성입니다.
-> 구글의 스트리트뷰, 다음 로드뷰, 네이버 거리뷰 등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3.3 보는 자가 지배하는 세계의 공포(120)
날마다 아무 고민없이 사용하는 구글 등의 검색사이트에도 보여지는자 = 지배받는 자의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당신이 검색한 것에는 당신의 취미나 기호가 반영됩니다.
->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3장. 제국의 야망사 – 군주들은 왜 영토 확장에 혈안이 되는가
1.1 세계사는 정체성을 둘러싼 분쟁의 기록
정체성과 자긍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는 원한이 남기 때문에 소수민족은 저마다 독립에 목숨을 걸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정체성을 둘러싼 싸움은 세계의 제국사를 읽는데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2.1 그리스 시대부터 계속되어온 연설의 전통(145)
나는 미국 선거전을 볼 때마다 역시 미국에도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된 서양의 전통이란 것이 살아 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사회에는 공공장소에서의 표현력에 의해 신임받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형태가 있습니다. 그것이 연설이라는 문화를 만든 것이죠.
연설은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말로 한 것을 얼마나 실행할 수 있는가가 신뢰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2.2 제국의 본질 – 이집트 왕국과 로마제국의 차이(148)
이집트는 기본적으로 땅이 비옥해서 국외로 나갈 필요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척박한 땅을 소유한 로마는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이 밖으로의 확장이 로마를 제국으로 만든 것이죠.
제국은 임페리움이라는 라틴어에서 온 말로, 원래는 주권, 주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제국이라고 할 경우 그 정의의 가장 큰 특징은 급속한 확장에 의해 여러 민족을 지배하는 것에 있습니다.
3.1 현대세계를 주무르는 보이지 않는 제국(169)
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 제국주의의 최대 문제입니다. 지금 전 세계로 확대되어가는 제국은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제국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전쟁의 이면에는 국제금융자본의 존재가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납득이 됩니다. 아무튼 전쟁을 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니까요. 게다가 자본은 국가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전쟁이 길어질수록 돈을 벌고, 어느 쪽이 이기든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이 대목에서 화폐전쟁이라는 책의 내용들이 생각이 난다.
4장. 세계사에 나타난 몬스터들 –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이 일으킨 격진
1.1 마르크스가 간파한 자본주의의 본질(178)
마르크스는 자신의 책 자본에서 자본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구조를 날카롭게 파헤쳤습니다. 이 책의 요점은 자본은 자기 증식을 행하는 가치의 운동체다라는 것입니다. 즉 사회에 투하된 화폐가 유동하는 과정에서 보다 큰 화폐가 되어 회수된다는, 자본이 이윤과 잉여가치를 낳는 사회 시스템을 자본주의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1.2 자본주의라는 녹슨 기관차는 왜 멈추지 않을까?(181)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하나의 이성적인 세계를 건설하고자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나의 근본적인 마음의 움직임을 무시한 채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인간의 욕망을 완전히 무시한 채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결국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은 여전히 욕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1.3 사회주의 몸체에 자본주의 바퀴를 달고 달리는 중국(184)
정부가, 혹은 시스템을 운용하고 통제하는 집단이 뭔가 나쁜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가려 할 때 치명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법입니다. 무슨 일에서든 모든 사람이 갑작스럽게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정치적인 면에서는 공산당 독재에, 경제적인 시스템 면에서는 사실상의 자본주의라는 이중구조의 거대한 나라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지가 향후 세계사의 흐름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향후 몇십년안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한다고 하는 중국에 대해서 과연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무언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2.1 국가의 노예로 전락한 위대한 노동자들(208)
막스 베버는 사회주의에서 관료제화는 자본주의는 물론 사회주의에도 공통적으로 흐르는 역사의 필연이자 숙명이라고 말합니다. 사회주의가 역사의 필연이 아니라 관료제가 역사의 필연이었다는 것은 본질을 꿰뚫는 탁월한 통찰입니다. 베버는, 관료제는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자본주의는 경쟁원리에 바탕을 둔 약육강식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적 관료제에서는 능력보다는 지위와 역할이 중시됩니다.
-> 회사의 조직체계에 대해서 자본주의 보다는 사회주의적 관료제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1 파시즘을 지탱하는 무엇이든지 반대 정신(220~221)
사회 모더니즘은 사회진화론에서 파생한 이론인데, 찰스 다윈의 생물진화론을 바탕으로 사회도 역사의 경과와 함께 이상적인 상태로 진화해간다는 사상입니다. 이 발상은 강자의 권리를 정당화하는 데 뒷받침되어 나치스의 민족정화 사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이것은 파시즘뿐 아니라 여러 제국주의 국가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식민 지배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한 이데올로기였습니다.
3.2 제1, 2차 세계대전의 본질 – 더 많이 가진자와 덜 가진자의 싸움(222)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이탈리아, 일본 모두 식민지가 전혀 없거나 영국, 프랑스 등의 다른 제국주의 열강들에 비해 훨씬 적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 2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살펴보면 파시즘 대 자본주의 진영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제국주의 경쟁에서의 선발주자와 후발주자의 싸움, 즉 식민지를 이미 갖고 있던 나라와 갖지 않은 나라와의 싸움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식민지를 갖는다는 것은 원료와 시장을 확보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갖지 못한 자가 얌전히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가진 자가 되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기득권 자들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고 적극 제지하면서 일어난 것이 제2차 세계대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갖지 못한 나라들의 불만 표출, 그것이 파시즘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3.3 역사상 전무후무한 선전선동가였던 히틀러(226)
히틀러는 가장 간단한 개념조차 몇천 번의 반복을 통해서만 기억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수법은20세기 광고업계가 치밀하게 연구하고 실행해온 기법인데 그것을 남보다 빨리 국가 규모로 실행해 조작한 것이 바로 히틀러였던 것입니다.
-> 이 기법이 현재 각종 미디어에서 쏟아내고 있는 저널리즘의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가?
3.4 현대세계는 과연 파시즘을 무너뜨렸는가(232~233)
사람은 불안해지면 자신과 다른 것을 찾아내 배제하는 것으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하나가 됨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이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았던 것처럼 이슬람을 표적으로 삼아 하나가 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의 부를 자국에 집중시키려고 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민족주의를 고양시키고, 대 이슬람전쟁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의구심과 약간의 두려움마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현재의 세계정세를 생각하면 미국은 무차별 학살을 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뿌리를 캐보면 궁극적으로 나치스의 독일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파시즘이 걸어온 역사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 대목을 보면서 역사의 흐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며 작가는 미국을 좋아하지는 않는 듯 보인다.
5장. 세계사의 중심에서는 언제나 종교가 있었다 – 신들은 과연 세상을 구원했는가
1.1 근대에 되살아나는 신들(238)
종교는 기본적으로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건전한 종교는 사람들이 고달픈 현실을 견디며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데 그 환상이라는 것이 갖는 힘은 때로는 세계의 역사를 바꿔버릴 만큼 엄청납니다.
서양근대의 합리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시들해졌던 종교의 힘이 최근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1.2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는 일신교 3형제의 집안다툼이었다?(241)
기독교는 서양의 세계 침략에서 하나의 무기, 혹은 구실로 사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복자들도 단순히 무력으로 제압하고 살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들은 기독교를 보급하는 것으로 미개한 사람들에게 신의 구원을 가져다 준다며 정복의 명분으로 종교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일신교의 힘은 강해서 기독교 이슬람교는 결과적으로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받아들여졌고, 유대교도도 전 세계로 이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결과 세계의 역사 ,특히 전쟁의 역사의 대부분은 이 종교 삼형제의 집안싸움이라는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1.3 세계 신화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위대한 힘(247)
융은 세계 각지의 신화와 전설을 조사해 거기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를 조사해보았는데, 그 결과 다양한 민족이 마음 깊은 곳에 공통해 있는 부분=집합적 무의식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융이 말하는 집합적 무의식이 정말 존재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조절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됩니다.
1.4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불안이 종교를 소생시킨다(251)
세계의 움직임과 종교는 왜 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애초의 문제는 인간의 자기 속의 회로로는 자신을 안정시키기 어려워 타인의 승인을 필요로 하게 된 데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존재로서의 불안, 그것을 보충하는 존재로서의 신을 아주 오랜 옛날부터 필요로 해왔다는 것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한때 인류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과학이 신을 대신해 자신을 안정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었는데 최근에는 그 과학이 지구환경을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 결과 과학과 이성에 대한 신앙이 흔들리게 된 겁니다.
그 틈을 노려 재빠르게 치고 들어온 것이 일찍이 과학이 그 지위를 위협받은 적이 있는 신이었습니다.
그런 시대이기 때문에 신의 이름 하에 지금까지 종교가 무슨 일을 해왔는지 세계사를 통해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냉철한 눈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읽어 가면 앞으로 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알수 있지 않을까요?
2.1 르네상스의 발단이 된 십자군전쟁(261)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이징가의 중세의 가을이라는 책에서 십자군이 활약한 것은 11세기말부터 2백여 년간으로 이 사이에 이슬람으로부터의 성지(예루살렘)탈활이라는 슬로건 하에 많은 유럽인들이 아라비아 세계로 파병되었습니다. 그들에 의해 유럽에 아라비아 문화가 일시에 몰려들어왔고, 그것이 르네상스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2.2 연금술의 최종 도착점은 금이 아니라 화학이었다?(265, 267)
오랜 과정을 거쳐 연금술이 최종적으로 도착한 지점은 금이 아니라 화학이었습니다. 즉 화학은 기본적으로 연금술의 흐름 속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우리 머릿속에는 르네상스=근대의 개막, 이라는 부르크하르트의 사고방식이 배어 있어서 르네상스라는 말을 사용하면 거기서부터 근대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 했든 이미 12시가부터 문화의 유입이 있었는데, 그것이 곧바로 근대의 시작으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중세에도 후반 이후에는 조금씩 아라비아계의 문화가 유입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유럽 각지에 다양한 르네상스적인 움직임이 일으켰다는 것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3.1 이슬람=테러라는 공포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이유(270)
아이들이 꾸란을 암송하는 모습을 테러리스트 육성 장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테러 영상과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같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CNN 같은 미국 매스컴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이슬람=테러, 라는 공포의 이미지로 세뇌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현대사회를 올바로 판단하기 위해서도 역사를 통해 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2 무슬림에게 이슬람교는 공동체 그 자체다(275 ~ 267)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교의적인 차이는 그리스도를 신의 아들로 인정하느냐 아니냐 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신의 아들이 아니라 모세처럼 성서에 등장하는 여러 예언자 가운데 하나이고 무함마드가 최후이자 최고의 예언자라고 주장하는 것이 이슬람교입니다.
성스로운 세계와 속세로 나누었을 때 기독교는 성스러운 세계만을 담당하고 속세, 즉 경제활동이나 정치활동은 다른 권력이 담당합니다. 무슬림들에게는 종교활동, 경제활동, 사회활동, 정치활동 모든 것이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르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슬람 공동체는 국가나 인종에 한정되지 않는 거대한 가정입니다.
인간은 기쁨보다는 고통을 나누는 것으로 그 유대가 더욱 견고해집니다. 나라와 인종, 언어가 달라도 무슬림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은 공통의 계율을 통해 공통의 정신을 갖는 가족으로서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훨씬 이상으로 강한 연결고리가 됩니다.
3.3 인류 연가상 최악의 형제 싸움, 팔레스타인 분쟁(286)
예루살렘은 단순한 영토 싸움으로 정리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종교상의 이유에서 절대 포기란 것이 인정 될 수 없는 지역인 것이지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각각의 성지인 예루살렘은 일신교 삼형제가 직접 대결하는 장소입니다. 그리고 이 형제싸움이 세계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싸움의 커다란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정치저인 리더가 왜 성서에 손을 얹을까? 그것은 나라가 정한 법률에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 정확히 모순됩니다. 하지만 국민은 이 점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확고부동한 프로테스탄트 국가입니다.
이렇게 종교라는 관점에서 세계를 보면 종교적 대립이 전쟁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장애가 되어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 역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것은 종교 문제와 별개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해제. 백과사전적 지식의 귀환,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1. 역사학, 아주 버릴것인가?
현대에 재해석되지 않은 역사는 죽은 것이고, 시대가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후대에 그 시대도 재해석되는 것이다. 해석이 죽은 시대는 그 시대 자체가 죽었거나, 해설이 살아 있는 다른 시대에 필연적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다. 역사학을 가지지 않은 나라에서 능동적으로 시대를 열거나 주도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단언하건대, 역사적으로 그런 일은 단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전 세계에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하다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서, 한반도에 뿌리내렸던 그 어떤 왕조도 지금의 우리처럼 역사에 대한 기록과 해석을 등한시 하면서 국가를 이끌었던 적은 없었다.
지금 우리의 역사학은 천천히 죽어가고 있다. 어쩌면 20대 이하의 세대에서 역사학은 이미 죽었다고 할 수 있고,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역사의 힘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상력은 불행하게도 그 동인을 잃어버린 상태다.
2. 거대한 함단과 단독 항해하는 범선?
주경철과 사이토 다카시의 차이를 거대한 함단과 단독 항해하는 범선의 차이에 빗대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역사학의 힘이 차고 넘쳐서 소소한 생활사와 비경제적인 요소의 경제사까지 다룰 여력이 되는 일본과 쥐어짜고 또 쥐어짜 어렵게 책 한권을 만들어나가며 근근이 버티는 한국 역사학의 차이, 그런 엄청난 차이가 여기에서 발견된다.
역사학을 버린 나라가 과연 지금의 경제적 덩치를 이끌고 내부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든 해소하면서 다음 단계로의 진화를 계속해나갈 수 있을까? 어려워보인다.
-> 위의 질문에 대해 다들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궁금하다.
3. 백과사전식 지식의 귀환,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라서, 다시 한 번 백과사전적 지식이 필요한 순간이 오게 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무화나 지식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개발 생산자만이 아니라 기획자가 굉장히 중요해지게 되는데, 그 기획의 순간에 필요한 것이 바로 백과사전식 지식이다.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많아질 때 그들의 지식을 하나로 엮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발상의 전환, 그것은 백과사전적 지신을 갖춘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하나의 블루오션이다. 흩어져 잇는 지식들을 엮어내고, 그것들을 조율할 수 잇는 사람, 다시 한번 이런 종합기획자들의 시대가 한국에 오고 있다.
역사학은 오랫동안 이런 백과사전적 지식에 들어가는 가장 좋은 입구이며 역사를 통해서 인류는 이런 방식의 지식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그런 지식체계를 갖춘 사람들을 재생산해 왔다. 그 동안 우리는 역사학을 통한 교육과 교양을 무시해왔지만 지금 이 위기의 시대를 맞아 또 한 번 세상의 축이 바뀌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러한 변화가 지금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